저자는 이 책의 1부에서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고, 2부와 3부에서 그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금융구조와 언론 및 권력의 매카니즘을 해부하여, 어떻게 부동산 불패신화가 지속되어 왔는지 파헤친다.
전직 기자 출신답게 언론과 권력에 대한 고발은 통렬하고 신랄하기 그지 없다. 얼마전 국회에서 통과된 미디어 관련법 개정은 부패한 권력-거대한 광고주로서 재벌 기업-기득권 언론 등 '철의 삼각동맹'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일갈한다.
그런 배경에는 메이저 신문에서 부동산 광고의 매출 기여도는 전체 광고 매출의 35% 전후를 차지해, 부동산 광고가 신문사들을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사정이 있다.
또한 광고 유치뿐만 아니라 언론사의 주택 및 부동산 개발사업 참여, 그리고 다량의 부동산을 보유한 언론사 사주들의 이해관계는 객관적인 보도를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한국의 언론들, 특히 일부 기득권 신문들은 절대 사회적 공기(公器)로 보기 어렵다고 저자는 격노한다.
광고 유치와 사주의 이익 수호에 눈이 멀어 언론의 본령을 저버리고 지면을 사유화한 거대 이익집단에 가까운 우리나라 메이저 언론은 중요한 고비마다 국민들의 이익을 철저히 희생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측면이 너무 강하다고 격정적으로 비판한다.
그는 매도자들과 부동산 중개업소, 부동산 정보업체, 언론이 결탁해 호가 거품등을 통하여 사실상 부동산 시장을 조작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민들이 부동산에 대하여 올바른 판단을 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한다.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시한폭판은 계속 돌고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크게 다섯가지 쟁점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01 2008년 미분량 물량은 16만호가 넘었는데, 이를 해소하는 데에는 3~4년은 걸린다.
◈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 것은 공급 과잉이라는 신호이므로 분양가를 낮추어서 해소하는 것이 경제원리에 맞다. 그런데 정부는 반대로 국민의 세금을 들이고 공기업을 동원해 1만 3천호 가량의 미분량 물량을 매입해 주고 대규모 공공 토건 사업을 벌려 건설업체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을 정부가 세금을 들여 흡수한다는 것은 도대체 이해할 수 대목이다. 자본주의 시장체제를 교란할 뿐만 아니라, 부동산 폭락을 정부가 억지로 지탱하고 있다는 저자의 주장을 지지해주는 대표적인 징후이기도 하다.
지금이라도 나쁜 정부가 되지 않으려면 부동산 가격을 시장에 맡겨 두는 것이 부동산 시장을 건전하게 지켜내는 길이고, 건설사들을 튼실하게 육성하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정부의 고충도 대충 짐작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무조건 급격한 시장의 와해를 방치하는 것도 문제가 있겠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시장 원리를 초월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신뢰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02 높은 예대율과 과도한 주택담보대출은 부동산 버블을 부른다.
◈ 외환위기 직후 은행들의 예대율은 78% 정도에 불과했으나, 2004년 100% 넘어, 2008년에는 140%로 치솟았다.
◈ 금융권 전체의 가계 신용 총액은 2001년말 342조 원에서 2009년 1분기 680조원으로 340조원으로 늘어났고, 이는 매년 40조~5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2009년 1분기말 현재 250조원에 이른다. 이 같은 부동산 담보대출 가운데 상당부분이 부실화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
◈ 금융권 전체의 가계 신용 총액은 2001년말 342조 원에서 2009년 1분기 680조원으로 340조원으로 늘어났고, 이는 매년 40조~5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2009년 1분기말 현재 250조원에 이른다. 이 같은 부동산 담보대출 가운데 상당부분이 부실화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번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서브프라임모기지였던 것인 만큼 국내 은행들의 과도한 예대율(대출/저축)과 주택담보대출은 많은 시장 전문가들이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다. 저자는 특히 부동산 담보대출을 한국 경제의 화약고로 불렀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과 DTI(총부채상환비율)를 2005년부터 점진적으로 도입하여 서방과는 차이를 보이나, 저자는 그 전에 이미 많은 가계가 과도한 대출을 일으킨 뒤였기 때문에 시중은행이 대출 회수에 나서면 연쇄 폭락을 부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한다.
03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2006년말 고점을 찍고 하락 중이다.
◈ 서울 대부분의 지역과 경기 남부 및 주요 신도시 지역 등은 2006년 말에 고점을 찍은 뒤 2009년 초까지 아파트 단지와 평형별로 차이가 있지만, 20~40%씩 하락폭을 키웠고, 이는 대세 하락기의 전조이다.
◈ 2009년 부동산 시장에서 반짝 반등이 일어난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저금리 기조, 정부의 원리금 대출 만기 연장 조치와 재건축 규제 완화 방침 등 투기 조장책 등 부동사 투기 부양 총력전, 언론의 선동 보도가 총동원된 결과일 뿐이므로 막차를 타지말라고 독자들에게 경고한다.
◈ 2009년 부동산 시장에서 반짝 반등이 일어난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저금리 기조, 정부의 원리금 대출 만기 연장 조치와 재건축 규제 완화 방침 등 투기 조장책 등 부동사 투기 부양 총력전, 언론의 선동 보도가 총동원된 결과일 뿐이므로 막차를 타지말라고 독자들에게 경고한다.
이 부분은 판단여지가 다소 있다. 만약 부동산 시장이 대세 상승기에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언제나 조정을 거치면서 상승하기 때문이다. 고점에서 조정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는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 아닐까 한다.
또한 지금의 부동산 시장 침체는 전례없는 세계 금융 위기의 여파로 일시적인 유동성 축소에서 비롯되었다는 전제를 완전히 배제하지도 못한다.
엘리어트 파동이론에 의한 아파트 가격 분석은 단기적으로는 파동에 의한 예측의 유용성이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부동산의 내재적 가치의 변동을 포착할 수 없으므로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사실 엘리엇 파통이론은 사후에나 확인가능한 것이다.
04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유효소득 계층이 줄고 있다.
◈ 지금까지 아파트 주요 구매자였던 베이붐 세대가 2010년대 초반부터 은퇴하기 시작하고, 실업난과 지 정규직화 등으로 새로 주택시장에 진입하게 될 30~35세 연령대의 빈곤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즉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유효소득 계층이 줄고 있다.
이 부문은 부동산 시장에서 빈번하게 이슈가 되었다.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 또한 한 가지 요인이 가격 결정과 직결된다고 섣불리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유효소득 계층은 줄고 있지만 또 다른 계층의 유입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글로벌 추세가 강화되고 한국 또한 다문화 사회로 이행되어 간다면,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수요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05 아파트 공급량은 2006년부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기 시작하여 점점 심화된다.
위에 위치한 선이 저자가 예측한 공급선으로, 2005년 336만 호에서 2015년 502만호로 10년 동안에 106만 호나 증가한다(출처 : 위험한 경제학)
◈ 수도권의 잠재 수요량은 2005년 348만호에서 2015년 166만호로 118만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2015년 수도권 전체 아파트 공급 과잉이 36만호라는 얘기다. 즉 2010년까지는 공급 과잉이 그리 심하지 않으나 2011년부터는 공급 과잉이 급증하면서 만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현재 계획대로 수도권 아파트 공급이 늘어날 경우 적어도 수급 측면에서는 2011년부터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한층 더 폭락하기 시작할 것임을 예고한다.
저자의 전망에 따르면, 2007년도부터 공급과잉이 발생한다(출처 : 위험한 경제학)
사실 향후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는데, 결정적인 요소가 전통적인 경제학의 이론인 수요와 공급일 것이다. 만약 저자의 분석대로 2015년 수도권 전체 아파트 공급 과잉이 36만호에 이른다면 부동산 시장의 대폭락은 불 보듯 뻔하다.◈ 현재 계획대로 수도권 아파트 공급이 늘어날 경우 적어도 수급 측면에서는 2011년부터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한층 더 폭락하기 시작할 것임을 예고한다.
그러나, 저자는 잠재 수요 예측에 현시적 지표만 사용하였다고 했을 뿐, 잠재수요 추산작업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부동산 시장 또한 결국은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가격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수요와 공급을 정확히 예측하여 대응할 수 있다면, 미분양 물량이나 주택담보대출 문제 등은 의외로 간단하게 풀릴 수도 있다. 어쩌면 부동산 불패신화가 자라온 데에는 무엇보다 그동안 수요와 공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데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위험한 경제학>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사점은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올바른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데 필요한 광범위한 논의를 진행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위험한 경제학>이 불러 일으킨 이슈들은 결코 가볍게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예측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 책에서 제시한 수요와 공급의 예측모델을 비롯한 시장의 다양한 쟁점들을 치밀하게 검증하고 학문적인 분석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경제학이 시장을 지배할 수 없지만!
* 만약 당신이 정치에 무관심한 독자라면, 이 책을 읽고서 틀림없이 눈살을 지푸리게 될 것이다.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주장들은 이 책의 저술의도마저 의심받게 만들고,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경제학 서적에서까지 정치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충분할 만큼 우리 사회에서는 좌우를 가릴 것 없이 저질 정치선동들이 넘쳐난다.
출처 : 선대인, <위험한 경제학- ① 부동산의 비밀>, 더난출판, 2009.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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