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의문을 풀어줄 실험이 있다. 솔로몬 애쉬(Solomon Asch)는 사람들이 자신의 감각을 통해 인지한 명백한 증거마저도 스스로 무시할 수 있는가에 관해 다음과 같이 실험을 했다.
실험 조건
실험 대상자는 일곱 명에서 아홉 명으로 구성된 한 집단에 속하게 되고, 실험 대상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애쉬의 공모자들이다.
실험 대상자들에게는 두 개의 카드가 제시되는데, 하나의 카드는 세로로 그어진 세 개의 직선(A, B, C)이 있고, 다른 한 카드에는 한개의 직선(X)이 그려져 있다.
서로 일치하지 않는 선 두 개는 다른 선 하나(B)에 비해서 3분의 1만큼이나 길거나 3분의 1만 큼 짧아서 충분히 차이가 나는 것이다.
실험은 실험 대상자가 직선이 한 개 그려진 카드에 있는 직선과 길이가 같은 직선(B)을 다른 카드에서는 고르는 단순한 실험이었다.
실험결과
다른 사람들의 판단을 보지 않고, 자신의 결정만으로 판단했을 때, 사람들이 실수할 확률은 1퍼센트 미만이었다.
그러나 틀린 답을 옹호하는 집단의 압력이 있을 경우, 36.8퍼센트가 틀린 답을 선택했다. 실제로 12번의 질문 가운데 70퍼센트나 되는 사람들이 집단의 결정과 동일한 판단을 내렸고, 그렇게 함으로써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자신이 감각을 통해 얻은 증거를 무시했다.
애쉬의 실험은 미국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닌 문화적 특성과 상관없이 반복해서 나타났다. 같은 종류의 동조 실험을 통하여 프랑스, 독일, 일본, 쿠웨이트, 레바논, 노르웨이, 자이레 등을 포함하는 17개 국가로부터 총 113개의 결과가 산출되었다.
총 133차례의 실험에서, 평균 오류는 29퍼센트였는데, 이는 실험의 29퍼센트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감각을 통해 얻은 증거를 포기하고 집단의 굴복했다는 것을 의마한다.
실험의 의미
애쉬의 실험은 개인에 따라 극단적인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적어도 몇 번은 직접적이고 분명한 증거가 있는 쉬운 문제에서조차도 집단의 결정에 굴복하게 된다.
왜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감각을 통해 얻은 증거를 무시하는가? 카스 R. 선스타인은 그 이유를 정보 및 동료 집단의 압력에서 그 답을 찾는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자신의 정보보다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전달받은 정보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확신했지만, 진실을 알고 있는 소수인 자신이 다수의 생각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평판이 나빠질 수도 있다는 심리때문에 그 점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동조현상은 쏠림현상을 유발하고 집단 편향성의 폐해를 불러오게 된다. 군중에 순종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향 때문에 생긴 지식 위증1은 심각한 문제를 가져 올 수 있다.
만약 사람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밝히지 않는다면, 단지 개인적 실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재앙을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지식위증(knowledge falsification) 이 표현은 경제학자 쿠란의 선호 위장 개념에서 따온 것이다. 쿠란이 말하는 선호위장(preference falsification)이란, 공적인 사안에 대해 대중의 지지와 인정을 받기 위해, 자신이 선호하는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선호 위장으로 말미암아 사회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지식과 정보가 드러나지 않거나, 심지어 잘못 전달되기도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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