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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숭이 임금님/실험실 & theory 2009/12/1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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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퍼 셰리프의 동조실험, 사회규범과 집단보수주의 형성과정

1930년대 심리학자인 무자퍼 셰리프(Muzafer Sherif)는 사회규범이 어떻게 형성되며 사람들이 그 규범에 어떻게 동조하게 되는지를 실험실에서 관찰하고자 했다.

실험 과정
셰리프는 한 피실험자를 암실로 데려와 의자에 앉힌 다음, 약 4.5미터 앞에 아주 작은 불빛을 제시하고 그 불빛이 움직인 거리를 추정하도록 했다.

셰리프의 실험은 광점 자동운동이라는 시각의 착시 현상을 이용한 실험이었다. 여기서 자동운동이란, 실제로는 정지된 물체가 착시 효과로 인하여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빛이 완전히 차단된 암실에서 정지된 광점을 몇 초 동안 응시하면 광점은 실제로는 움지이지 않았지만,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 나타난다.

개별적으로 의견을 들었을 때, 실험 대상자들은 각기 다른 평가를 내놓았고, 대답은 많은 차이를 보였다. 이는 착시 효과에 의한 자연스런 억측으로 당연한 것이다.

자동운동으로 인하여 착시현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그림.
 
실험 결과
그러나 실험 대상자들을 작은 집단으로 묶어서 다시 실험했을 때, 셰리프는 몇 가지 놀랄 만한 결과를 발견했다.

개별적인 판단은 서로 수렴했고, 빛이 움직인 거리를 판단하는 집단의 기준이 빠르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집단별로 그 기준이 다르기는 했으나, 실험이 반복되더라도 집단별 기준은 안정적이었으며, 그 기준에 의지하려는 경향도 강했다.

이 실험은 유사한 집단이나 같은 민족 내에서 그 구성원들이 매우 강한 신념을 갖거나 동질적 행위를 하게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셰리프가 한 명의 공모자 - 실험 대상자들에게는 알려지지 않는 셰리프의 협력자 - 들 실험에 참여시키자, 그 공모자가 확신에 차서 단호하게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했을 때, 그 집단은 전체적으로 공모자와 비슷한 판단을 내리더라는 것이다.

실험의 의미
적어도 어떤 까다로운 사실에 관한 질문에 대답해야 할 경우, "강제력이나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일관되고 확고한 의지를 가진 한 사람이 집단 전체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좀 더 놀랄만한 일은 그 집단의 판단이 완전히 내면화되어서, 심지어 1년후에 자신의 판단을 말할 때조차 사람들은 기존의 판단을 고수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집단 보수주의(collective conservatism)에 관한 실마리가 있는데, 이는 집단의 구성원이 바뀐다 하더라도 이미 확립되어 있는 관점과 행동을 고수하려는 일종의 집단적 경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셰리프의 실험결과는 다른 사람들의 판단이 일종의 정보적 사회 영향(informational influence)을 산출한다는 점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문제인지 아닌지, 혹은 식수에 포함된 비소의 양이 우려할 정도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한다면, 그들은 권위가 있거나 전문가처럼 떠들어 대는 사람들의 말에 휩쓸리게 된다.

실험의 현실 적용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의 저자 카스 R. 선스타인은 이런 가정은 도덕적, 정치적, 법적 문제에서도 성립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편견과 독단적 소신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인데, 당연히 이런 편견과 소신은 유해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주위의 수 많은 자칭 타칭 (다이어트나 건강식, 대체의학이나 경제 동향, 또는 국가 안보에 대한) 전문가들을 보라!

카스 R. 선스타인은 집단 구성원의 다양성의 보장은 물론, 다양한 정보가 활발히 소통되는 집단일 수록 동조수준이 낮아지고 집단 편향성의 폐해에서 벗아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실험에 대한 글을 읽고 나니, 지금 우리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세종시나 4대강 사업에 대하여, 과연 우리는 얼마나 많은 유용한 정보를 접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단지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 끌고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출처 :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박지우·송호창 옮김,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 후마니타스, 2009년. pp. 40~45의 내용을 다듬고 축약, 첨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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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리어드니
 TAG 광점, 광점 자동운동, 동조실험, 리뷰, 무자퍼 셰리프, 실험, 이슈, 자동운동, 정보적 사회영향, 지구온난화, 집단 보수주의, 착시현상, 카스 R. 선스타인, 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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