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만 쭈욱 훑어봐도 『슈퍼 괴짜경제학』이 전작 『괴짜경제학』을 능가하는 괴짜스러움으로 가득차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스티븐 레빗은 1장 '길거리 매춘부와 산타클로스가 노리는 것'에서 시작하여 5장 '앨 고어와 피나투보 화산의 공통점은?' 이라는 논쟁적인 꼭지로 마감한다.
1장, 매춘의 경제학의 각 꼭지들은 자극적이다. 질에 삽입하는 '평범한' 성교에 비해 오럴섹스 가격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에버레이 클럽 시절에는 오럴섹스는 타락행위로 금기시되어 일종의 금기세(taboo tax)가 붙어 두세 배의 돈을 지불해야 했고, 현재에는 오럴섹스가 매춘부 입장에서 임신의 위험이 없고 성볍에 감염될 위험이 적을 뿐 아니라 단속시 탈출이 용이하기 때문에 매춘부의 심리적 비용이 더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춘부가 제공하는 오럴섹스의 가격이 떨어지자 자연스럽게 수요가 늘어나 미국 10대들은 갈수록 오럴섹스를 선호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삽입섹스 횟수나 임신율이 떨어지는 사회 분위기 변화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레빗의 특기인 살아있는 현실에서 추출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시카고 매춘부들이 제공하는 성행위 종류별 비율 및 가격1
| 성행위 종류 | 비율 | 평균가격 | 비고 |
| 오럴섹스 | 55% | 37.26달러 | |
| 질 삽입 | 17% | 80.05달러 | |
| 손을 이용한 자극 | 15% | 26.70달러 | |
| 애널 섹스 | 9% | 94.13달러 | |
| 기타 | 4% | - |
레빗은 이처럼 노골적인 소재를 가지고 가격차별, 완전대체재, 주인과 대리인 문제, 역선택 등 경제학적 개념을 동원하여 사회 이면에 가려진 진실을 추적해가는 기발함과 도전정신을 발휘한다.
시카고 매춘부들은 '일반 여성'들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100년전보다 턱없이 적은 금액인 평균 주당 350달러로 근근히 살아게 되었다. 과거 미국 남성 가운데 적어도 20%가 매춘부를 통해 첫 경험을 했으나, 남자와 기꺼이 무료로 섹스하는 일반 여성들이 늘어 나, 혼전섹스가 매춘의 대체재가 되면서 매춘 수요가 5%로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논쟁적인 부분은 '지구 온난화' 부분이다. 저자는 IV(인털렉추얼 벤처스 Intellectual Ventures)의 연구활동을 소개하면서 앨 고어를 정조준한다. 앨 고어의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2은 사람들을 크게 겁주는 위해서 제작 되었다는 것이다.
비록 앨 고어가 '기술적으로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고어의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들 중 몇 가지는,
예를 들어 해수면이 상승해 플로리다 주가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시나리오 같은 것은 어떤 합당한 시간의 틀 속에서 물리적으로 현실화될 근거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기후모델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슈퍼 괴짜경제학』(안진환 옮김, 웅진씽크빅, 2009) p. 257. IV의 창업자 네이선 미어볼드의 인터뷰 내용.
예를 들어 해수면이 상승해 플로리다 주가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시나리오 같은 것은 어떤 합당한 시간의 틀 속에서 물리적으로 현실화될 근거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기후모델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슈퍼 괴짜경제학』(안진환 옮김, 웅진씽크빅, 2009) p. 257. IV의 창업자 네이선 미어볼드의 인터뷰 내용.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과거 100년동안 280ppm에서 380ppm까지 증가하면서 지구 온난화가 피할 수 없는 재앙으로 인식되면서 환경 종교론자들이 득세하고 있다. 그러나 약 8000만년전, 우리의 포유류 조상들이 막 진화를 시작했던 시기에는 이산화탄소 수준이 오히려 1000ppm이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저자는 이산화탄소 수준의 변화가 반드시 인간 활동을 반영하는 것도 아니며, 이산화탄소가 반드시 지구 온난화를 초래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태양광발전소나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 체계와 같은 환경보호 프로그램들은 지구 온난화의 해결책이 전혀 되지 못한다고 한다.
오히려 IV가 추진하고 있는 성층권에 이산황을 주입시키는 프로젝트인 '하늘에 닿는 호스'나 '하늘에 닿는 굴뚝', '물에 젖은 거울'같은 지구 공학적 처방이 궁극적인 '지구 구난 Save the Planet'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애덤 스미스는 인간만이 화폐 거래에 필요한 기술을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소개하고 있는 열혈 원숭이 경제학자 키스 첸(Keith Chen)의 '꼬리감기 원숭이' 실험사례를 보면 애덤 스미스가 틀렸다. 꼬리감기 원숭이들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거래를 했고, '손실 회피' 경향을 보였으며, 무엇보다 '은화'로 원숭이가 매춘행위를 했다!
『슈퍼 괴짜경제학』은 원숭이 과학자 키스 첸처럼 '과학정신'에 충만한 열혈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들이다. 맞다. 과학은 막연한 가정이나 전제가 아닌, 살아있는 현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데이터일 때 생명력을 갖는다. 그럴려면 괴짜가 아니고선 힘들 것이다.
-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슈퍼 괴짜경제학』(안진환 옮김, 웅진씽크빅, 2009) p. 58-60(조클닷컴에서 재구성) [본문으로]
- '불편한 진실'이라는 어법이 성립될 수 있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다큐멘터리 이후로 '불편한 진실'이라는 단어는 너무 남용되었다. 심지어 기사제목마저도 삑하면 '불편한 진실' 운운하며 단다. 진실이면 진실이지, 과연 불편한 진실이 있을까마는 이제 '불편한 진실'운운한 제목만 봐도 수준없는 글이라 단정하게 된다. 그 만큼 제목조차도 고민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갖다 붙힌 글들을 보면 정말 마음이 불편해진다. [본문으로]
'독후 칼럼 혹은 서평 > 경제학 파노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토드 부크홀츠의 유쾌한 경제학 (0) | 2010/06/05 |
|---|---|
| 케인스가 죽어야 경제가 산다, 위기의 해법은? (0) | 2010/03/15 |
| [슈퍼 괴짜경제학] 매춘에서 지구 온난화까지 (2) | 2010/03/07 |
| 알프레드 박(박제홍)의 오메가 포인트 경제학 (0) | 2010/03/01 |
| 금융 아마겟돈,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개인재무관리 전략 (0) | 2010/02/28 |
| 중앙은행의 이론과 실제(정운찬, 김홍범 공역) (0) | 2010/02/23 |
